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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시간 어드벤처- 후지산 스키 등반 2 일째
산바다 스쿨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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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 등반을 시작한 Romain)
 
-후지산 백컨트리 스킹 2
2016.03.26 03:00 (어드벤처 29시간 째)
저절로 눈이 떠졌다텐트안 새벽 공기가 무척이나 차가웠다부랴 부랴 스키 부츠를 신고 텐트 밖으로 나와서 일단 물부터 끓였다뜨거운 커피 한잔이면 몸이 녹는다일단 커피를 만들어 마시며 여분의 물로 아침식사를 만들어 먹고 난 후 정상까지 올라갈 배낭을 꾸렸다.최대한 가볍게 꾸리기 위해서 간식과 식사거리 등을 매우 간편하게 준비하고 에너지 젤크램폰피켈 등을 챙기고 스키에 스킨을 부착한 후 서둘러 등반을 시작했다그게 새벽 4시였다.
 
마침 후지산 너머로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어 주어서 헤드랜턴을 불빛이 없어도 달빛만으로도 충분히 올라 갈 수 있을 정도였다달빛에 반사되는 하얀 눈빛이 매우 아름다웠고 달빛으로 보이는 새벽의 후지산의 풍경 역시 매우 아름다웠다.
(보름달과 Romain! 사실 보름달이 너무나 환해서 황홀한 풍경의 후지산이었는데역시 사진기는 인간의 눈이 보는 것을 아직 다 담지는 못하는 것 같다.)
2016.03.26 05:30 (어드벤처 31시간 째)
어느 덧 우리는 구름 위를 지나고 있었고 때마침 아침 해도 떠오르고 있었다장관이었다힘겹게 프랑스 친구를 따라가며 묵묵히 땅만 바라보고 걷던 내가 머리를 들고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긴 시간 동안 아무 말도 아무 미동도 없이 바라보았을 정도로 후지산에서 바라보던 일출은 내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이제 어느덧 구름위를 걷고 있었고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이었다.)
(구름위로 떠오른 태양후지산에서 바라보던 그 일출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일출 그리고 백컨트리 스키어)
(일출이후 구름을 내려다보는 Romain)
이제는 어느덧 바닥이 눈이 아닌 얼음으로 바뀌어 있어서스키 등반을 중단하고 스키를 배낭에 묶은 뒤 스키 부츠에 크램폰을 장착하고 걸어올라 갈 준비를 하였다이미 바람도 매우 거세게 불기 시작했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내 몸도 많이 무거워진 상태였다.
프랑스 친구는 이미 내 시야에서 매주 작은 점으로 보일 만큼 멀어져 갔다역시 대단한 친구이다.
(멋진 친구 Romain)
중간 중간 사진이랑 동영상을 찍으며 올라가다 보니 더 시간이 더디게 걸렸지만 난 이 예쁜 풍경들을 사진이랑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프랑스 친구에게 미안하게 친구는 내가 자신의 시야에 크게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하곤 했다.
바닥이 마치 아이스 링크처럼 매우 미끄러운 얼음이었고 올라가는 경사도 매우 가팔라서 넘어지면 한참을 정신 없이 미끄러저 내려갈 것 같아서 무서웠고 특히나 가끔씩 나를 휘청이게 만들 정도로 심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가끔씩 등줄기가 오싹했다.
정신 집중해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니 어느덧 후지산 정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 이제 정상이 가까워졌다.)
2016.03.26 10:00 (어드벤처 36시간 째)
(후지산 정상에 있는 산장)
(후지산 정상의 분화구)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정상에 다행히 산장이 있었고 강한 바람에 몸을 숨길 장소가 있었다그곳에 배낭이랑 장비를 내려놓은 뒤 피켈만 들고 후지산 정상에 올라가려고 산장을 벗어나는 순간 난 순간적으로 내 몸이 종잇장처럼 날라가는 줄 알았다정말이지 소림사 무공 중에 언급되는 천근추처럼 내 몸을 바닥에 바짝 붙이지 않으면 옆으로 두세 걸음 걸어 나아갈 정도로 바람이 강했다그만큼 바람이 강했기에 부랴 부랴 사진을 찍고 얼른 산장 쪽으로 몸을 숨기고 배낭을 챙기고 서둘러 스키로 다운힐 할 장소로 이동했다.
(후지산 정상에서 Romain과 함께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너무 추웠다.)
이동을 하는 순간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였다무엇보다 다운힐 할 장소에서 크램폰을 벗고 스키를 신으려는 동작자체가 힘들었다그래서 나와 프랑스 친구가 2 1조로 서로의 장비 위에 엎드려서 장비가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고 한 사람이 스키 장비를 착용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스키 장비 위에 엎드려서 교대로 스키 장비를 착용했다정말이지 매서운 바람이었다.
장비를 착용하자 마자 얼른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친구가 장비를 착용하는 동안 내 손가락이 마비가 되어서 솔직히 그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줄행랑 치듯이 어느 정도 스키로 내려오고 나서야 좀 마음이 진정이 되었고 뒤돌아서 후지산을 바라보았다.
(스키 타면서 바라본 후지산의 모습)
(후지산 정상에서부터의 스키 다운힐스릴 만점)
뒤돌아 봤을 때의 그 후지산의 장엄함이란……
정말이지 거대한 바위산에 둘러싸인 만년설 위에서 바라보던 후지산의 모습은 다시금 내 마음속에 감동을 주었다이제야 조금 정신을 차리고 헬멧에 달려있던 스포츠 카메라를 작동시키고 동료 백컨트리 스키어인 Romain의 스킹 모습을 담았다산 위쪽에서 친구가 운무 속으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무슨 SF 영화의 한 장면의 컴퓨터 그래픽같이 느껴졌다.
(구름 속으로……)
한참을 그렇게 내려오니 어느덧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고 우리는 그제야 깊게 서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무사히 내려왔다는 안도의 한숨이었다베이스 캠프를 철거하며 짐을 배낭에 넣고 다시 등산로 입구까지 스키를 타고 내려왔다.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에 만난 미국 군인그는 오키나와에서 근무하는 미국 군인인데 후지산에 올라가고 싶어서 올라가던 중에 우리를 만났다.)
중간에 눈이 없는 곳에서는 스키를 배낭에 매달고 스키 부츠를 신은 채 걷다 보니 어느덧 등산로 입구에 다다랐고 그곳에 어제 보았던 반가운 얼굴의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의 얼굴이 보였다.
(베이스 캠프 철수 후 후지산 등산로 입구로 향하던 중 찰칵)
2016.03.26 16:00 (어드벤처 42시간 째)
등산로 입구에서 차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간단히 짐을 내려놓고 다시 근처에 유명하다는 온천에 갔는데야외 온천에서 바로 후지산이 정확하게 보인다친구 Romain과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다시 후지산을 바라보니 도저히 우리가 오늘 아침에 후지산 정상에 스키로 올라가 바로 스키를 타고 저 험한 산을 내려왔다는게 믿겨지지가 않는다둘이 말없이 산만 바라보았다.
 
2016.03.26 19:00 (어드벤처 45시간 째)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괜찮은 온천이었다후지산 백컨트리 스킹이후에는 이곳 온천을 강력 추천)
온천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친구 Romain에게 내가 저녁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무엇보다 산에서 든든한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고 또한 Romain이 아니였으면 길도 몰랐을 테지만 후지산에 50시간만에 올라갈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메뉴는 잘 모르지만 큰 솥에 간장국물 같은 육수에 각종 야채와 쇠고기를 끓여서 먹는 것이었다조금 짭짭했지만 달콤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우리 옆에는 시원한 일본 맥주가 있어서 그 순간만큼은 세계 최고의 진수성찬이었다더욱이 더 맛있었던 안주거리는 바로 후지산 백컨트리 스키 모험 이야기였다그렇게 1 2일동안 일어났던 모든 순간 순간이 친구 Romain과의 추억이 되었고 그렇게 안주거리가 되었다.
2016.03.26 22:00 (어드벤처 50시간 째)
(후지산 어드벤처 이후 도쿄로 향하는 길에서……)
친구 Romain은 오사카에 들려서 좀더 관광을 한 뒤에 홍콩으로 돌아가는 계획이었으며 나는 다음날 아침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짧지만 아쉬운 여행이었고 모험이었다둘이 다다미에 깔린 이불에 들어가 잠을 청하며 다음은 어떤 산으로 백컨트리 스킹을 하러 갈까 상상을 하며 마치 소풍을 하루 앞둔 아이들처럼 신이 나서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후지산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1 2일 동안의 모험은 나에게 많은 기억을 남겨줬다하얀 만년설새벽녘에 보았던 눈부신 일출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것 같았던 강력한 바람그리고 가파른 경사에서의 스킹……
언젠가 또 다른 친구들과 후지산에서 백컨트리를 하겠지만 그 다음 순간이 오기 전까지 이 기억들은 두고 두고 오랫동안 내 머리 속에 남을 것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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