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로드
리드 후기
2021.8.19~2021.8.26
한국관광공사의 지원으로 제작하는 두 번째 랜선여행은 바로 <블루로드>이다. 블루로드
라이딩은 부산 해운대에서 출발해 북한을 눈앞에 둔 고성 DMZ까지 가는 700여 km의 자전거 여행이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 블루로드 라이딩도 무사히 끝이 났다. 이번에도 나는 리더 역할을 맡았는데, 서울-부산 후기에 이어 블루로드를 타며 느꼈던 점들을 공유하려 한다.
1. 철저한 자기관리는 필수이다.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날 해운대로 향하는 날부터 컨디션의 하락이 느껴졌다. 평소 에어컨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던 건지 냉방병이 느껴졌고, 언제부턴가 생긴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눈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다음 날 라이딩을 시작했는데, 별 문제없이 진행되는가 싶었지만 결국 일이 터졌다. 촬영을 위해 사용하던 카메라가 조금 흔들려서 이를 제대로 고정시키기 위해 만지다가 결국엔 카메라를 떨어뜨린 것이다. 렌즈에 심한 기스가 났고.... 머릿 속에는 나의 행동에 대한 원망과 후회가 가득했다.
‘잠깐 멈춰서 고정시킬 걸..’
만약 어제 조금만 일찍 잤더라면, 만약 내가 더 집중했다면, 만약 내가 내 장비를 더 소중히 다루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발생했고 이것은 내 자기 관리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팀 활동에서 리더의 모습은 팀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리더가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주면 팀원들도 그렇게 하고, 리더가 실수를 하면 팀원들도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리더가 되기 위해 더욱 확실하고 철저하게 내 스스로를 관리해야겠다.
2. 의사소통은 많을수록 좋다
다른 팀 활동과 마찬가지로 8일 간의 라이딩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이었다. 리더로서 나는 하루하루 라이딩 계획을 구상해 팀원들과 공유해야 했다. 하루에 한 번씩 미팅 시간을 가지고 계획을 이야기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변동사항을 강조했을 뿐 나머지 부분은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하며 넘어갔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다 말했다고 생각했지만 말을 안 했거나 팀원들이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도 생겼고, 나 스스로도 중요한 사항들을 까맣게 잊기도 했다. 결국 계획이 생각했던 것처럼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만약 의사소통에 조금 더 신경썼더라면?
이야기 할 시간은 충분했고 핸드폰이라는 엄청난 수단도 있었다. 말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메세지로 전달할 수 있었고, 급한 내용이라면 전화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난 ‘다들 인지하고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러지 않았다.
우리는 방금 들은 내용도 쉽게 잊고, 같은 이야기도 듣는 이의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다음 기회에는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여 우리 팀의 모든 이가 같은 그림을 그리도록 해야겠다.
3.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
서울-부산 그리고 블루로드를 자전거로 둘러보면서 얼마나 많이 감탄했는지 모른다. 이미 수차례 가봤음에도 불구하고 풍경은 여전히 멋있었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구석구석의 모습과 재미가 있었다.
자전거 여행의 맛을 알기 전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곧 해외여행이었다. 공항에서 느껴지는 여행자들의 설렘이 좋았고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느낌도 좋았다. 그것보다도 더 큰 이유는 사실 국내에서 볼 건 다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퀴 두 개에 몸을 맡기고 우리나라를 천천히, 구석구석 둘러보며 내가 이전까지 알고 있던 우리나라의 모습은 단 1%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어려워졌지만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늘어났다. 블루로드의 끝인 고성 DMZ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고 그곳에서 더 깊은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산바다 스쿨의 임무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